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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 미국 베미스 아트센터에서 작업 중인 송명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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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환의 레지던스 이야기


(10) 미국 베미스 아트센터에서 작업 중인 송명진 작가 인터뷰


송명진 작가

  일교차가 10도 이상을 오르내리는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은 수확을 통한 감사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내가 속한 국립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를 거쳐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보면 필자 역시 수확자의 기쁨을 덩달아 느끼곤 한다. 현재 미국 네브라스카주의 베미스센터(www.bemiscenter.org)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열정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송명진 작가에게 밥을 사겠다는 등 개인적 친분을 내세우며, 전시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그녀를 붙들고 전화와 이메일 인터뷰를 감행했다.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발행하는 Art Museum 웹진에 게재할 목적으로 짤막한 물음에 긴 호흡으로 진지한 답변을 해준 송명진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음은 필자(심규환, 이하 ‘심’)와 송명진 작가(이하 ‘송’)와의 일문일답이며 상호 존칭은 생략하기로 한다.
                                                                                                              <편집자 誅>



심 : 연이어 레지던스 장소로 미국을 택한 점이 궁금하다. 미국은 지난 아트오마이(www.artomi.org) 프로젝트 참여로 한차례 다녀왔으니 영국이나 프랑스 등의 유럽으로 발길을 돌릴 것 같았는데 다시 미국의 베미스센터를 선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는가?



베미스센터 건물 전경


송 : 베미스센터에 관한 정보를 처음 접한 건 2007년 고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있을 때  베미스센터로부터 레지던스 지원에 관한 안내 이메일을 받았을 때부터이다. 그때부터 해외 레지던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미국 작가로부터 베미스센터가 미국에선 작가들이 꽤 선호하는, 경쟁률이 높은 레지던스 중의 하나라고 소개받아 마음이 기울었다. 무엇보다 지원 서류가 다른 레지던스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것도 한몫했다.

심 : 베미스센터는 어떤 곳인가? 이를테면 지리적 특성, 주거환경이나, 시설 등 간단히 소개해 달라.



베미스센터 내의 동료 작가 스튜디오


송 : 먼저 지리적으로 베미스센터는 미국 중부의 한적한 네브래스카 주에 위치해 있어 뉴욕 한가운데 있는 레지던스 만큼 자신의 작업을 알리거나 프로모션하기에 요긴하진 않지만, 평균적으로 6~8명의 작가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생활하며 작업한다. 비교적 넓은 작업 공간이 주어지고 작가별 스튜디오 내부에 작업실과 생활공간(침실과 욕실, 부엌 등)이 나뉘어져있어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베미스센터와 그 주변 건물들은 대부분 과거에 공장이거나 창고로 쓰였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외관과 시설 모두 모던하다기 보다는 좀 거칠어 보이지만 그만큼 작가가 공간과 시설을 나름대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주어지기도 한다.



베미스센터와 주변 건물들은 대부분 공장이나 창고로 사용됐던 것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심 : 베미스센터에서 작가를 위한 지원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작가를 지원하는 전문 인력은 얼마나 되며 실제로 도움을 받는지(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작가적 관점에서 베미스센터가 다른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무언가를 체감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송 : 베미스센터는 국제적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이지만 매 기수마다 미국 작가들의 참여 비율이 월등이 높은 편이다. 베미스센터는 네브래스카 주의 미술 영역에 있어서는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시설이라 볼 수 있다.



베미스센터 스튜디오 내의 생활공간


  괄목할 만 한 점은 작가들에게 작업공간과 창작지원비는 물론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 할 수 있는 아트 토크(Art Talk)의 장을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아트 토크는 월1회 이루어지며, 입주 작가 2명 정도가 각각 자신의 작업을 차례로 소개하게 되는데,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스케줄이 공지가 되고 꽤 많은 방청객이 베미스센터를 찾아와서 경청한다. 또한, 작가들이 원할 경우(같은 시기에 머무는 작가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오픈 스튜디오를 할 수 있는데, 이때 베미스센터는 손님을 초대하고 행사 진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센터에는 몇 개의 전시장이 있어 작품을 소개하는 갤러리의 역할과 지역 작가를 지원하고 개발시키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그리고 자국의 여러 문화 재단에서 이 모든 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는 기금을 후원받는 것 이외에도 아트 옥션(Art Auction)을 통해 자체적으로 기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입주 작가들도 아트옥션에 그림을 위탁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모든 일들이 하나의 장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작품 제작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관람하거나 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이곳만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미스센터 내의 송명진 작가 스튜디오 전경


  베미스센터에는 이런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관하는 여러 명의 스텝이 상주하는데, 그 중 인터네셔널 아티스트 레지던스를 담당하는 직원은 프로그램 매니저이며 매니저는 인턴 2명을 두고 있어 작가들은 필요에 따라 인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각각 다른 작가들의 작업 영역에 필요한 목공실, 도예작업을 위한 가마 등의 시설들이 있고 해당 테크니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은 바로 옆 건물 체육관을 24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베미스센터에 참여한 작가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대부분 작업에 집중하기 좋은 독립적이고도 편안한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입주 작가들이 24시간 무료로 사용활 수 있는 체육관


심 : 지금까지 여러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경험이 있는데, 자신만의 지원전략이나 차별화전략이 있다면 그 내용이 궁금하다. 예를 들어 레지던스 프로그램 선별방법,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창작계획서 작성 등 전략적인 방법이 있을 듯한데…….

송 : 스튜디오 선별은 작가 자신이 레지던스를 지원하는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첫째, 경력을 위해서라면 어떤 레지던스가 손꼽히는 곳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둘째, 자신의 작업을 프로모션하기 위해서라면 그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레지던스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 특정 재료나 시설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구비한 레지던스를, 독특한 주변 환경을 경험하고 싶다면 또 선택은 달라질 것이다. 다만, 입주 작가에게 어떤 조건(작업시설, 창작지원금, 체재비 등)이 주어지는지 지원하기 전에 미리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창작계획서 작성에 재능이 있는 편이 못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어드바이스를 오히려 받고 싶은 심정이지만, 해외 레지던스의 경우엔 창작계획서 작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 레지던스만의 특성이나 위치한 곳에 대한 사전 조사와 그것을 적절히 반영할 만한 작업을 구상해서 창작(입주)계획서를 작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이것을 스스로의 작업에 또 다른 변화를 주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베미스센터는 아트 옥션을 통해 자체기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심 : 다양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실질적으로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되는가?

송 : 결론적으로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먼저, 작가들에게 일정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는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비교적 큰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레지던스가 필요한 일차적인 이유다. 그리고 젊은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최소한의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훈련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모여 있으므로 다수의 예술계종사자들이 방문함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해외 레지던스 참여에 있어서는 자신의 작업이 문화적 환경이 다른 이들이게 어떻게 읽히고 받아들여지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작가 스스로도 작업에 임하는 태도, 자신의 작업을 바라보는 입장에 일정 부분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 언어 등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태가 오히려 긍정적인, 적극적인 방향으로 자신의 작업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심 : 요즘 한국의 많은 젊은 작가들이 해외 레지던스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관련 유경험자로서 해외 레지던스에 지원하는 후배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송 : 먼저, 자신이 꼭 참여하고 싶은 레지던스가 있을 경우, 한 번의 지원으로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자신의 작업을 업데이트 시켜 지원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참여하게 된다면 단순히 자신의 작업을 알리는 데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적 기반을 둔 작가는 어떤 주제, 가치관, 태도로 작업에 임하는지 다양하게 경험하고, 소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이 분명하면서도 소통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소통의 도구인 언어(외국어)도 늘 염두에 두고 관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들만큼 자기 것을 고집스럽게 지키기를 열망하면서도, 동시에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열려있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런 존재들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이고, 그래서 스스로가 준비된 만큼,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얻어올 수 있는 장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베미스센터 내의 갤러리


심 : 인터뷰 끝으로, 현재 베미스센터의 입주기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후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송 : 베미스센터 레지던스가 시작되는 시점에 휴스턴의 한 갤러리로부터 전시 제의를 받았다. 레지던스 입주기간이 마무리되는 10월 말에 여기 레지던스 기간 동안 제작했던 작품들로 휴스턴에서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한국에서 많이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 전시 오픈에 참여한 뒤 곧바로 한국에 돌아가면 억새가 사라지기 전에 얼른 가을 산에 가봐야 될 듯싶다. 괜히 작년에 본 억새풀이 눈앞에 자꾸 어른거린다.



심규환 국립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매니저
2010. 10. 25 ⓒArt Museum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금지>



<송명진 프로필>
  작가 송명진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1996), 동 대학원(2000)을 졸업했다.
2005년 금호미술관이 운영하는 금호 이천스튜디오에서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고양스튜디오를 거쳐 2007년 파라다이스재단의 후원을 받아   미국 뉴욕의 ART OMI International Arts Center에 참여했다. 이후 2008년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장흥의 가나아트 아틀리에에서 작품 활동을 했으며 2010년 10월 현재, 미국 네브래스카 주의 Bemis Center에서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과 예술교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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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0/11/17 16:25:32 Posted at : 2010/10/21 14: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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