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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큐레이터의 눈 (94) 디뮤지엄 개관전『Spatial Illumination - 9 Lights in 9 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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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눈

(94) 디뮤지엄 개관전
『Spatial Illumination - 9 Lights in 9 Rooms』



디뮤지엄 외관


  빛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빛이 없이 우리는 단 한순간도, 그 무엇도 할 수 없고 볼 수도 없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존재인 빛. 그 빛이 예술로 재탄생 되는 광경을 오롯이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새로운 공간인 디뮤지엄의 공간을 빛으로 밝히는 여정(旅程)을 출발하게 되었다.

  기존의 주택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지어진 통의동의 대림미술관과 달리 디뮤지엄은 어떠한 기둥도 없는 마치 하나의 빈 캔버스 같은 무주(無柱) 공간이다. 빛을 매체로 공간 자체를 작품으로 구현하는 이번 전시는 높은 층고를 지녔으며, 기둥이나 벽이 없어 어떤 구조의 공간으로도 변신이 가능한 디뮤지엄의 구조에 맞는 전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새로운 공간의 시작을 알리며, 빛으로 새롭게 재탄생되는 9개의 작품을 만나게 될 디뮤지엄 개관특별전(2015년 12월5일~2016년 5월8일) 속으로 들어가 보자.



러시아출신 오디오비주얼 크리에이티브 그룹 툰드라의 ‘My Whale’ 설치전경
 

  빛의 다양한 속성, 그것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빛의 사용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며, 빛이 단순한 매체의 사용을 넘어 관람객과 상호작용하고 정서적인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경험을 이끄는 매개체라는 사실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현대미술작가, 디자이너,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 크리에이티브 그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을 다루는 9개 팀의 작가들이 만든 새로운 작업을 통해 관람객과 새로운 소통을 시도하고자 하였으며,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을 시도하였다. 

  또한 공간의 구성과 연출에 있어 작품 사이사이의 통로공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공간자체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통로를 지나칠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9개의 방으로 연출하였다.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빛과 어두움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하며 관람객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어둠속에서 더욱 밝게 빛나는 라이트가 가진 속성을 최대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되었다. 

  이 공간에서 때로는 거울에 반사되어 무한한 공간속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고, 그라데이션 처리된 통로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듯한 경험을 하거나, 예기치 못한 향을 맡으며 오감이 자극되는 경험을 하며, 빛과 만날 준비를 하기위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통로와 각각의 방문은 이번 전시에서 공간연출에 전시의 기획의도를 반영하여 관람객들에게 빛과 다른 감각들이 만나게 하고, 작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이렇게 연출된 빛을 이용한 다양한 설치작품은 우리가 온몸으로 빛을 맞으며 공간을 걸을 수 있도록 하고 빛을 느끼며 사색하게도 하고 리듬에 맡기게도 하는 등 다양한 시각적인 자극에서 정서적인 경험에 이르기까지 보는 빛에서 듣고, 느끼고 온몸으로 경험하는 넓은 스펙트럼의 빛을 만나게 한다. 공간을 밝히며 빛의 쉐입을 만들며 네온으로 선을 만들어 내는 작업, 컬러로 인지되는 빛으로 시작하여 움직임과 결합되며 동적인 상태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시적인 감수성을 자아내기도 하며, 강렬한 사운드와 결합되어 리듬을 타게 하기도 하는 빛의 변화무쌍한 얼굴을 우리는 어떤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만나게 되었을까?



크리에이티브 그룹 툰드라의 ‘My Whale’ 테스트 장면


  빛으로 작업하는 많은 작가들을 리서치하며 현대미술 작가들을 넘어 조명 디자이너, 제품 디자이너,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9개 팀의 작가를 선정하게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빛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되, 단순한 빛에서 시작해 칼라, 움직임, 소리 등의 여러 감각요소와 결합되어 확산되어 나가는 빛의 전개를 전시의 주요한 흐름으로 잡았다. 

  또한 이 같은 흐름이 관람자의 지각과 인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동선과 작품의 배치 등의 요소를 전시 기획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며 진행해 나갔다. 인지심리, 신경미학, 감성공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러한 빛이 우리에게 어떻게 인지될 수 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인지되는지에 대해서 자문을 받으며 빛의 속성과 우리 눈, 뇌가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전시를 구성해 나갔다.



플린 탈봇, <Primary>, 2014, Cardboard, MDF, steel, LED spotlights, cable, code, 2630 x 1490 x 2260mm



  이러한 시각에서 다양한 국적과 분야의 9개 팀의 아티스트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움직임의 흔적을 빛으로 남기며 빛의 형태를 네온으로 시각화한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에 기반을 둔 현대미술작가 세리스 윈 에반스(Cerith Wym Evans)를 비롯하여 빛의 삼원색인 Red, Blue, Green 칼라의 빛이 삼각뿔의 형태들과 맞닿아 이루어내는 형형색색의 라이트 오브제로 구현한 호주의 떠오르는 라이트 디자이너 플린 탈봇(Flynn Talbot).



어윈 레들, <LINE FADE>, 2009, Light Installation with Fiber-optics and Animated Red and Blue LEDs, 4.9(d) x 3.8(h)m



  Red에서 Blue로 변화되는 빛의 선들로 이루어진 가상의 기둥을 만들어낸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어윈 레들(Erwin Redl), 빛의 칼라가 만들어내는 환영이 건축적인 공간을 물들이는 Chromasaturation의 작가인 거장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 미러 디스크들이 빛과 맞닿아 생기는 반짝이는 그림자와 반사로 공간을 가득채운 덴마크 출신 신예 디자이너 스튜디오 로소(Studio Roso).



툰드라, <My Whale>, 2015, Cardboard, Projection, Sound system, 950 x 600 x 360cm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각형 빛의 패턴들과 사운드로 터널형 공간을 가득 채운 러시아 출신의 오디오비주얼 크리에이티브 그룹 툰드라(Tundra), 얇은 조명 재질인 El-Sheet로 바람에 날리는 종이 형태의 조명을 만들어낸 영국 디자이너 폴 콕세지(Paul Cocksedge), 빛의 3원색과 3D 프린팅 기법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칼라 그림자들을 공간에 퍼뜨리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대니스 패런(Dennis Parren). 스크린의 공간 속으로 빨려들어 갈 듯한 기하학적 선과 면 형태가 끝없이 반복되며 공간을 확장시키는 영상과 온몸으로 비트를 느끼게 하는 강렬한 사운드를 결합시킨 프랑스 출신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 올리비에 랏시(Olivier Ratsi)에 이르기까지 9개 팀이 그 주인공들이다.



데니스 패런, <Don't Look into the Light>, 2013, 3D printed SLS nylon, aluminium heatsink with fan, 50 watt LED's, 70 x 70 x 15cm



  이번 전시 참여 아티스트들은 작가로만 규정짓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빛과 공간을 다루며 작업하는 크리에이터(Creator)들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빛은 공간을 새롭게 만들고, 우리의 인식을 전환시키며 다양한 감성을 빛으로 발산해온 아티스트들이다. 디뮤지엄의 새로운 공간에서 각각의 방(房)을 지나며 이들의 작품과 대면하다 보면 관람객들은 어느새 어둠과 빛, 사색과 놀이, 화려함과 심플함, 착시와 환영, 정지와 움직임, 침묵과 소리 등의 다양한 가치와 감각에 몰입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간의 무한한 확장과 ‘빛’이라는 매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눈으로 본다는 것이 빛이 우리 뇌에 작용하고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그에 따라 그것을 감상하고 누리는 사람들이 기존에 경함한 지식 및 기억들과 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과정들이 눈에서 시작하여 귀 등 우리 신체와 정신 전체를 통해 입력되고 느끼게 되는 프로세스에 주목하게 되었다. 아울러 이런 과정이 우리가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과 행위와 연관될 경우 우리에게 더욱 직접적이고 다이내믹한 경험으로 증폭되어 다가오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물리적인 빛이 우리 안에 내재된 감성적 빛을 만날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새로운 공간을 빛이 가득한 작품으로 채워 감각적인 전시로 재탄생시키는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남기며, 여기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결국 빛은 우리에게 일상인 동시에 예술이기도 하고, 하나의 페스티벌이기도,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따뜻함일 수도, 시공간을 초월한 꿈일 수도 있고, 무한한 상상력의 근원이기도 한 그 무엇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번 전시가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우임 대림미술관 디뮤지엄 큐레이터
2015. 12. 14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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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5/12/09 18:44:59 Posted at : 2015/12/07 16: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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