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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큐레이터의 눈 (93) ‘백년의 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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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눈

(93) ‘백년의 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이영미술관 전시장 1층 전혁림 화백의 대형작품 전시전경. 새만다라, 통영항, 기둥사이로 보이는 한려수도 등 1,000호 사이즈 이상의 대형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내가 전혁림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었다.
 2011년 11월 중순, 필자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이영미술관에 2009년 이후 두 번째 방문하였을 때 전혁림 화백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방문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 1전시관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혁림 화백의 대표작 <새만다라>를 접하게 되며 거장 전혁림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색채와 문양을 전혁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채색하여 완성한 1,050개 목기들의 조합은 나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위대한 작품이었다. 난 작품 앞에 머물러 한참을 감상했던 기억이 난다.

  1915년에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나 2010년 통영에서 타계한 통영의 대표 화가이며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전혁림, 자신의 고향 통영의 바닷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통영항의 풍경을 작품으로 남기는 것도 모자라, 추상회화 마저도 통영의 바다색을 꼭 닮은 코발트 블루로 담아내어 ‘바다의 화가’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대한 캔버스에 장황하게 펼쳐진 코발트 블루의 푸른빛에 마치 바닷바람을 맞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백년의 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준비를 하며.

  2010년 95세의 일기(一期)로 세상을 떠난 전혁림 화백을 추모하기 위해 MBC에서 제작한 특별 다큐멘터리 ‘바다에 지다’의 도입부에서 통영에 위치한 전 화백의 작업실(現 전혁림미술관)에서 90세 신작전을 위해 그림을 그리며 인터뷰하는 장면 중 이렇게 말씀 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만신(滿身)이 아파. 온~ 만신이 아파~.”

  이영미술관 큐레이터로서 전혁림 화백을 소개하기 위해 수십 번 돌려봤던 이 영상, 90세의 연로한 노인이 대규모 신작전을 개최하기 위해 작품 제작을 하면서 느낀 고충이 이 대사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그리고 필자 역시 이번 기념전을 준비하면서 똑같이 말하고 싶었다.
 “만신이 아파. 온~ 만신이 아파~.”



<한려수도의 추상적 풍경>(200cm×700cm) 작품 디스플레이 과정. 이 한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6명의 인력이 동원되었다.



  전혁림 화백의 작품들은 대형 작품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1,000호 작품 3점을 포함하여 거의 100호가 넘는 대형작품을 주로 완성하다 보니 작품의 사이즈는 물론이고 작품의 무게 또한 상당하다.
특히 한려수도의 추상적 풍경과 같은 7미터짜리 거대 작품을 운반하고 설치하려면 온몸에서 비명이 울리고 작품 하나 벽면에 설치하고 나면 힘이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다.

  이번 전시는 전혁림 화백을 기념하는 중요한 전시다 보니, 1,000호급 작품 3점 뿐 아니라 300호 크기 패널로 구성된 <KOREA> 연작 12점 등 대형 작품들이 줄줄이 미술관 수장고에서 나와 필자를 괴롭혔다. 



전시구성을 위한 도색 작업 중인 장면. 미술관 방침 상 전시가 새롭게 시작할 때 마다 항상 새롭게 도색 작업을 진행한다. 도색 담당은 학예실 큐레이터들이 조색과 도색을 전담하며 사진에 보이는 인물이 바로 필자이다.



‘백년의 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전시구성

  2015년 1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백년의 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행사>는 기존에 보여줬던 전혁림의 전시와는 차별성을 두고, 전혁림의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보고자 하는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또한 올해 전혁림 탄생 100년을 기념하여 7월에는 경남 통영 전혁림미술관에서 기념 예술제를 통해 전혁림 거리 조성과 함께 전혁림 미술상을 만들어 전혁림 화백의 작가로서의 숭고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였고, 8월에는 김해 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전혁림의 작품을 전기, 중기, 후기 시대별로 구성해 전혁림의 작품세계를 더욱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가장 마지막으로 기념전을 개최하게 된 이영미술관에서는 앞선 전시들과는 다른, 좀 더 독창적으로 전혁림 화백의 작품 세계를 조명해보고자 색다른 전시를 기획하였고, 그 첫 번째 기획이 바로 ‘화시전(畵詩展)’이었다.



이영미술관 전시장 2층에서 열리고 있는 화시전 전경. 화시전의 원활한 관람을 위해 전혁림 화백의 대형작품들을 축소 프린트하여 시문 옆에 같이 전시하였다. 관람객들은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서 화시전을 감상하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여 화시전에 전시된 작품의 원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화시전의 관람 포인트는 시를 보며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혁림 화백이 생전 화가뿐 아니라 김춘수, 윤이상과 같은 시인이나 음악가들과도 친분을 쌓았던 점을 염두해 두고 지난 4월부터 기획한 화시전에는 이영미술관에서 초청한 신달자 선생을 비롯한 32명의 시인들이 직접 전 화백의 작품을 보며 느낀 감흥을 시로 표현하였고, 그렇게 완성된 37점의 시문들을 각 작품과 함께 전시하여 전 화백의 작품 세계를 시 작품들을 통해 학술적인 관점보다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현재 미술관을 방문하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미술관 전시로는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참여시인들 첫 번째 초청미팅 중 기념촬영 모습.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이환 이영미술관 관장.



  두 번째 기획은 독립적인 형태로 구성된 ‘전혁림 목기/도자 회화전’ 이다. 흔히 전혁림의 전시에서 회화 작품만 감상했다면 전혁림 화백 작품세계를 절반만 이해한 것이라 말할 정도로 전혁림 목기/도자 회화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 화백이 목기/도자회화를 완성하는 데에는 이영미술관 신영숙 이사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신영숙 이사장은 전혁림 화백의 목기 회화를 완성하기 위해, 오랜 기간 수집하였던 한국의 전통 고가구들을 아낌없이 전 화백에게 제공하였고, 전 화백의 작품을 위한 목기를 특별하게 제작하여 지원하였다. 그렇게 탄생된 작품들은 전 화백 작품세계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고 앞서 말한 그의 대표작 <새만다라>가 완성된 계기이기도 하였다.


신영숙컬렉션 박물관의 전혁림 화백 목기/도자회화 전시 전경


  이번 기념전을 위해 이영미술관과 같은 공간에 있는 신영숙컬렉션 박물관에서는 전혁림 화백의 목기, 도자회화 및 전혁림 선생이 중년시절 제작한 도자기까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아낌없이 풀어 전시하였다.
  
  그 외에 전시실 1층에는 전혁림 화백의 1,000호이상의 캔버스 작품들과 <새만다라>와 같은 초대형 작품들을 전시하고, 3층에는 12점 연작 <KOREA>를 비롯한 전 화백의 후기 대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또한 2층 화시전과 별도로 전혁림의 누드와 에스키스, 소형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하여 전 화백의 일생에 걸친 다양한 작품 세계를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이번 기념전에서는 전혁림 화백이 평생 쌓아 올린 화업(畵業)을 좀 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하고자 하였고, 2015년 11월에는 기념행사의 마무리인 전혁림 화백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고 논문집 발간을 통해 전 화백이 생전 화가로서 이뤄낸 수많은 업적과 작품 세계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할 방침이다.

‘백년의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오픈행사



기념전 개회식 장면.


  장장 9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 2015년 9월10일 ‘백년의꿈’ 화가 전혁림 탄생 100년 기념전 오픈식을 개최했다. 김이환 이영미술관 관장의 개회사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서는 귀빈축사, 그리고 전혁림 화백 유족 화집 봉정식과 더불어 전시에 참여한 시인들의 시 낭송회가 있었다. 



전혁림 유족 화집 봉정식 유족 대표로는 전혁림 화백의 아들이며 현재 통영 전혁림 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는 전영근 화백(오른쪽)이 봉정 받았다.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추모공연이었다. 미술관 잔디공원에서 펼쳐진 남해안 별신굿으로 전 화백의 넋을 위로하고 행사에 초대된 관람객들에게는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이영미술관 앞뜰에서 진행된 전혁림 화백 추모공연 남해안 별신굿 장면


  이날 오픈행사에는 남경필 경기도 지사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더불어 전혁림 화백과 생전에 인연이 닿았던 많은 예술인과 지인들, 평소 전 화백의 작품세계에 심취해 있던 수많은 사람들 등 약 500여명의 초대 손님들이 전혁림 화백 탄생 100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이영미술관을 방문해 주었다. 이번 기념행사를 위해 각종 언론기관의 기자들과 방송국에서 취재를 왔고, 많은 초대 손님들로 붐비며 그동안 여유롭고 고즈넉했던 미술관의 분위기가 오랜만에 흥겨운 잔치로 들썩였다.
 전시기획부터 진행까지 장장 9개월여에 걸친 기념행사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기념행사를 마치고.
 
  정말 정신없이 진행되었던 9개월이었다. 오랜 준비 기간 동안 관장님을 비롯한 미술관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자 노력했고, 비로소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행사를 준비하며 다소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행사가 끝난 그 순간만은 말로 형용 못할 홀가분한 마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념전을 개최한지 1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며 당시를 회상해보면 마치 꿈을 꾼 것 같다. 행사를 준비하는데 있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기획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여건상 해내지 못한 부분들도 많아서 아쉬움도 들었지만, 한국미술의 거장 중 한명인 전혁림 화백의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여하여 진행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큐레이터로서 오랫동안 간직할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되었다. 장차 얼마나 오랫동안 큐레이터 직업을 계속 진행할지 모르겠지만(필자는 현재 작가 활동을 하며 큐레이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다시 이렇게 큰 전시 혹은 이런 거장의 작품을 또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육태석 이영미술관 큐레이터
2015. 11. 9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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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5/11/05 14:01:04 Posted at : 2015/11/05 14: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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