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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큐레이터의 눈 (87) 나랏말싸미, 아름다운 우리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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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의 눈

(87) 나랏말싸미, 아름다운 우리 한글



<나랏말싸미, 아름다운 우리 한글> 전시가 진행 중인 무등현대미술관 1층 전경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 한글

  영어, 중국어, 태국어, 아랍어 등 세계적으로 30개 문자에 대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한글이며, 영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 존 맨(Johe men)은 자신의 저서 ‘알파베타’(alpha beta)에서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했다.

  또한 세계 문자 가운데 한글, 즉 훈민정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 창제 원리까지도 알고 있는 문자이다. 세계에 이런 문자는 없다. 그래서 한글은, 정확히 말해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1443년 한글이 창제된 이후 오늘까지 한글이 걸어온 길에 대해 재조명할 수 있는 자리가 2014년 10월 국립한글박물관의 모습으로 지난해 개관했다.




<나랏말싸미, 아름다운 우리 한글> 전시 오프닝 행사 장면



  ‘훈민정음(訓民正音) :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글자’라는 이름으로 창제된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의 문자 생활의 불편함을 딱하게 여겨 만든 애민 정신(愛民精神)의 산물이다. 조상의 얼이 스며있는 우리의 글. 그러나 우리의 글 한글이 국문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기까지는 반포 450년 후인 갑오경장(1894년~1896년) 때의 일이었다. 그리고 일제기에 어려운 세월을 거쳐 지금까지 오면서 상당히 많은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기를 들이마시고 숨 쉬듯이 대부분은 의식하지 못하고 우리의 한글을 매일 같이 사용하고 있다. 한글의 예술성에 담겨져 있는 무궁한 변화와 그 속에 숨은 아름다운 힘이 잠재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고 있다.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변하면서 현대적인 것이 더 세련되고 차원 높은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무비판적인 수용이 이루어져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가치 기준과 한글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흐려졌으며, 세계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외국의 언어와 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보편화되어왔다. 이는 우리 한글의 우수한 조형미와 과학적인 원리, 그리고 창제정신을 예술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에게 작품설명을 하고 있는 이리라 큐레이터(맨 왼쪽)



  이렇듯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올해 첫 기획 전시를 준비하면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너무 당연시하고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작년 10월부터 ‘한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를 준비코자 했다. 매 년 10월9일 한글날 기념행사에 한글의 위대한 예술성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진행되어 오고 있지만, 한글 예찬은 끝없이 많고, 한글이야말로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계발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소재임에 분명하다.




전시 오프닝 행사를 진행 중인 이리라 큐레이터(가운데 마이크 든 이)



예술을 품은 아름다운 우리 한글

  2015년 4월7일부터 6월21일까지 진행되는 <나랏말싸미, 아름다운 우리 한글> 전시는 한글을 바라보는 특유의 관점을 담아 다양한 형식으로 탐구하고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6명의 작가(김용근, 노영선, 송유미, 장준석, 박상화, 정송규)를 모시고 회화, 미디어, 조각, 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용근은 한글 창제의 자음에서 기본 바탕이 되는 ‘ㄱ, ㄴ, ㅁ, ㅅ, ㅇ’에 획이나 점을 더하여 다양한 형제 글자를 만들고, 하늘 ․ 땅 ․ 사람을 뜻하는 ‘ㆍ,ㅡ, ㅣ’의 천지인 3개 기호만으로 모음을 표현한 것처럼 기본색 6색으로 병치혼합을 통해 총 천연색으로 완성한 작품 ‘낯섦 기호 소멸’, ‘문자의 권력’, ‘문자, 수화 그리고 점자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드러냈다. 작품 속 문자를 소통의 기호로써 세상 밖 대상인식과 자기 안의 내면인식을 연결시키는 끈으로 제시한다. 문자는 파생적으로 듣고, 쓰고, 말하는 언어 행위인 동시에 또 다른 형태(수화, 점자)로 전환되는 소통의 도구이자 시대와 문화의 산물에 의해 진화와 퇴화, 생성과 소멸되어 가는 문자에 대해 지속시키거나 타 문자를 소멸시키는 문자의 권력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김용근, <문자 수화 그리고 점자의 소통>, 2015, mixed media, 80 x 130cm



  노영선은 한글의 자모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에서 시작하여 한글의 자모음을 변형하고, 늘리고, 자유롭게 배치한다. 그 위에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을 접목시키고 오방색의 병치와 중첩을 통해 한국적 정서가 깊이 배어 있는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과 한글의 미적ㆍ조형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




노영선, <한글이야기>, 2015, mixed media, 80.3 x 60.6cm



  송유미는 한글이 창제되었던 조선시대 여성의 삶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삽입하여 과거를 번역하고 새로운 문맥으로 만들어내는 풍경을 제시한다. 조선시대 유교적인 현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규방 여성들의 삶의 애환을 시로, 가사로 한 글자 한 글자 쓰고 캔버스 위에 덧칠하는 콜라주를 통해 마음 속 맺힌 한(恨)을 한글을 통해 표출하고 소통하는 창으로 담아내었다.




송유미, <삶Ⅱ>, 2015, mixed media, 130.3 x 162.2cm



  장준석은 소리를 닮은 글자 한글의 무한한 상상의 여지를 넓히며 새로운 추상으로 이끄는 조형적 언어로 재구성한다. ‘꽃’이라는 글자가 갖는 본래의 의미에서 한 단계 멀어진 기호화된 ‘꽃’을 형상화하여 살아있는 꽃은 인공적인 고무와 폴리로 만들어지고 거기에 입혀진 색은 다시 생명력을 전하며 역설의 역설을 반복한다. 도식화된 문자의 본래 의미가 감성적인 단어와 충돌하여 새로운 상황으로 연출되면서 작가는 이성적 통념을 벗어나 보는 즐거움 그 자체의 순수함과 맑은 사색의 기회를 부여하고자한다.




장준석의 미디어 작품 <볕>, 2011, led, maxed media, 79 x 100 x 18cm 






장준석 작가(맨 왼쪽)와 작품 설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 맨 오른쪽이 이리라 큐레이터




  박상화는 한글의 단어와 문장들을 사용하여 숲을 재현한 언어의 풍경을 보여준다. 언어의 숲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텅 빈 마음의 여백을 채워줄 자연의 풍경들과 조우하며 그 안에서 동화해가는 인생의 여정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또한 관객 스스로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공간과 대상의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감을 이끌어 낸다. 숲으로 재현된 언어의 풍경은 쉼의 장소이자 사유의 공간이며 영원의 안식과 치유의 순간을 제공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박상화의 미디어작품 <언어의 숲>, 2015,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560 x 300 x 300cm  




  정송규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적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외래어의 홍수 속에서 한글을 소홀히 하고 잊혀  지는 요즈음의 세태를 되돌아보게끔 한다.




<나랏말싸미> 작품을 설명 중인 정송규 작가(맨 오른쪽)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예술을 품은 한글’의 작품 이야기를 나누고, 일반인 및 가족단위를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하여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작가와 함께하는 멋글씨, 손글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매일 만나고, 숨 쉬는 것만큼 익숙해진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우리 글 ‘한글’을 재인식하고, 한글의 아름다운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리라 무등현대미술관 큐레이터
2015. 5. 11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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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5/05/07 14:47:19 Posted at : 2015/05/06 15: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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