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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 매월 첫째 주, 런던의 밤은 예술의 향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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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인의 영국현대미술기행

(6) 매월 첫째 주, 런던의 밤은 예술의 향기로 가득하다


  도시는 저마다의 표정을 지니고 있다. 도시를 이루고 있는 건물, 도로, 나무에서부터 풍광, 소리, 향기, 그리고 도시에 활력을 주는 지역산업, 사람, 교통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표정을 만들어 간다. 런던은 그러한 도시 중에서도 풍부한 양질의 문화콘텐츠와 끊임없이 개최되는 문화예술행사로 인해 생기 넘치는 표정을 지닌 도시 중 하나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문화공간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것만으로 맺어진 결과가 아니다. 하나보다 둘, 둘 보다 여럿이 모여 힘을 합하면 보다 크고 조화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치를 깨닫고, 다수의 기관들이 그것이 속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오늘은 지역공동마케팅으로 지역의 브랜드를 형성하고, 도심의 문화특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런던 미술계의 지역별 요일마케팅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과 같이 기념일을 이용하여 수요를 창출하는 이른바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 기법과는 달리, 요일 마케팅은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부응하여 기업의 서비스 형태나 취급품목에 따라 요일별로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요일 마케팅의 경우, 특정 요일과 특정 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다른 날짜에는 누리지 못하는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전략을 펼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런던은 동서남북의 방위에 따라 크게 네 지역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East London의 ‘First Thursdays’, West London의 ‘First Wednesdays’ 그리고 South London의 ‘Last Fridays’는 바로 이러한 요일마케팅을 지역의 문화예술 홍보 전략으로 적극 활용한 사례이다.


East London의 ‘First Thursdays’, West London의 ‘First Wednesdays’, South London의 ‘Last Fridays’의 공식홈페이지
*자료출처- http://www.firstthursdays.co.uk, http://www.firstwednesdays.co.uk, http://www.southlondonart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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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 London: First Thursdays
  먼저 런던의 요일마케팅을 활용한 문화예술이벤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East London의 First Thursdays를 들 수 있다. 이것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마다 런던 화이트채플갤러리(Whitechapel Gallery)를 중심으로 한 East London 지역의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폐장시간을 평소 저녁7시에서 밤9시로 연장하여 시민들이 밤늦게까지 양질의 문화예술행사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벤트를 말한다. Shoreditch, Hackney, Hoxton 등지를 포함하는 East London 지역에는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문화공간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 모든 기관이 매월 첫째 주 목요일을 야간 개장의 날로 선정하고 함께 참여함으로써 East London 지역에 위치한 거리 곳곳을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은 West London의 문화와 달리 런던에서도 다양한 국적을 지닌 이방인들과 예술가들이 유독 많이 모여 살면서 다양한 문화를 창출해내는 지역으로써, 새로운 문화에 목마름을 호소하는 런던의 젊은 층들을 유혹할 만한 장소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거리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개성 넘치는 아이템으로 무장한 숍과 펍, 클럽으로 가득하고, 그 안에서는 본래의 상업 활동 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 실험적인 전시들이 동시에 이뤄진다. 때문에 First Thursdays는 단순히 야간개장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을 홍보하는 것이기보다는 지역의 특색을 활용하여, 지도를 제작하고, 지역의 터줏대감인 공간들과 갤러리, 미술관이 하나의 행사를 위해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종합이벤트인 것이다.


First Thursdays에 참여하고 있는 갤러리 지도와 색인별 갤러리 리스트
* 자료출처- http://www.firstthursdays.co.uk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이미지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First Thursdays는 그 역사가 다른 지역의 문화예술 이벤트보다 가장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에 의해 주최, Art Council England의 후원, London Mini Coach의 협찬, Time Out London과의 미디어 파트너십을 이루면서 행사의 내용, 지속성, 효율성, 대중성 등의 다양한 요소를 안정적으로 갖춘 대표적인 지역문화예술 이벤트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여겨 볼 점은 홍보매체와 전속 미디어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Time Out은 지난 40년간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가볼만한 여행지, 음식점 추천뿐 아니라, 각각의 도시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공연, 미술, 패션, 문학 등의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소개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간지이다. 온라인과 함께 운영되는 Time Out London은 런던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생활정보지로서 런던에 거주하거나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런던에서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현재 First Thursdays의 참여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한 눈에 열람할 수 있다. 추천전시와 함께 각종 갤러리, 미술관의 이벤트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전시 외에도 주변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공간을 리스트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 자료출처- http://www.firstthursdays.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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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rst Thursdays의 주최 측인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이러한 Time Out London과 미디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별도의 브랜드 페이지(www.firstthursdays.co.uk)를 만들어, 시민들이 전시정보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웹페이지를 방문하면 이벤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현재 방문이 가능한 전시와 행사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홍보하고 있으며, 추천 전시와 더불어 큐레이터, 작가, 디자이너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추천하는 여행 루트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에 맞춰 아트 투어를 테마별로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First Thursdays에 참여하고 있는 갤러리, 미술관을 알파벳순으로 찾아볼 수 있게 색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요일에 문화예술전문가와 함께 특정 갤러리를 함께 방문해보는 투어이벤트를 열어 지역을 찾는 시민들이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러한 투어 이벤트는 London Mini Coach의 운송협찬을 통해 이뤄지며, British Sign Language(BSL)의 지원으로 장애우를 위한 별도의 수화서비스도 제공된다.


주최 측인 Whitechapel Gallery에서 진행하는 투어이벤트. 아울러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East
London 지역을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코스를 소개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아트 투어 코스를 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자료출처- http://www.firstthursdays.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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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London: First Wednesdays
  First Thursdays의 성공적인 지역 문화예술 마케팅에 힘입어, 작년 6월에는 Notting Hill  등지를 중심으로 한 West London의 First Wednesdays 행사가 출범했다. First Thursdays처럼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런던의 서쪽 지역 문화예술 공간이 야간개장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인구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벤트이다. East London과 달리 West London은 고급 인테리어, 디자인 숍들이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 지역의 갤러리 중 하나인 Salon Contemporary는 이러한 문화 인프라를 토대로 지역의 인테리어 숍, 디자인 스튜디오, 갤러리의 협업을 통한 First Wednesdays 이벤트를 기획해 나가고 있다. 이 행사 역시 노팅힐을 중심으로 한 West London의 음식점, 바, 쇼핑, 부동산 등의 지역정보를 다루고 있는 홍보매체인 My Notting Hill과의 미디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West London의 First Wednesday에 참여하고 있는 갤러리를 수록한 지도. 이 행사는 지역 비즈니스와 홍보매체와의 협력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 자료출처- http://www.firstwednesdays.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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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London: Last Fridays
  런던의 동서쪽에서 문화예술계의 요일마케팅이 지역마케팅의 일환으로 자리함에 따라, 올해 2월에는 South London지역에 해당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들이 모여 South London Art Map(SLAM)이라는 엔터프라이즈를 출범시키고, 그 활동의 일환으로 Last Fridays 이벤트를 시작했다. 참고로 SLAM은 런던 남부의 주요 문화예술기관인 TATE Modern, South London Gallery, Hannah Barry와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을 후원기관으로 두고 있다. Last Fridays라는 글자 그대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되면 이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은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간다.

  다른 두 개의 이벤트처럼 Last Fridays 역시 별도의 웹페이지(www.southlondonartmap.com)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월 마지막 금요일이 다가오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가장 유익한 정보를 다운받고, 지역 투어 루트를 계획한다. 특히 홈페이지에서는 South London 지역을 Peckham, Deptford, Bankside 등 세 개의 허브 지역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해당 지역의 문화예술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각각의 지역을 다양한 교통수단을 통해 방문해보길 적극 권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SLAM의 지역별 지도 서비스와 Art Map 제공서비스. 해당 지역을 클릭하면 PDF파일로 세부 지도를 다운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전시와 이벤트를 열람할 수 있으며, 이 모든 행사는 South London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기관들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 자료출처- http://www.southlondonartm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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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런던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도시이지만, 도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지역의 특색을 살려 보다 밀도 있고 효과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도시의 문화를 활기차게 형성해나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하나의 문화공간이 홀로 존재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타 문화 인프라와의 협업, 해당 지역  비즈니스와의 연계, 지역 미디어의 활용과 파트너십 구축,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라는 요소들이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라는 것은 결국 그것이 한 지역의 일부가 되어 그 지역의 문화생태계를 이루는 하나의 생명으로서 다른 구성원들과 상생할 때 진정한 의미를 실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런던|글 ‧ 사진=황정인 통신원(독립큐레이터)
2011. 6. 13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금지>


 <황정인 프로필>
 황정인(Jay Jungin Hwang). 홍익대 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수석큐레이터로 재직했으며, ‘크리에이티브 마인드(2008)’, ‘그림 보는 법(2007)’, ‘명화의 재구성(2007)’, ‘여섯 개 방의 진실(2006)’ 등 다수의 기획전과 개인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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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1/06/13 11:37:56 Posted at : 2011/06/08 17: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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