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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 미술관 자료에 가치를 더하는 일, 리서치와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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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인의 영국현대미술기행


(12) 미술관 자료에 가치를 더하는 일, 리서치와 아카이브 <終>


  테이트(Tate), 웰컴 컬렉션(Wellcome Collection) 등 영국의 주요 문화예술기관들이 생산해내고 있는 양질의 문화콘텐츠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하나의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해 행해진 수 년 간의 자료수집과 그에 관한 연구, 아카이브 설립이 그것이다. 흔히 문화콘텐츠의 생산을 이야기할 때에는 전시를 담당하는 큐레이터,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에듀케이터 등 문화콘텐츠를 직접 기획, 진행하는 미술관의 전문가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콘텐츠의 원천이 되는 미술관 자료들이 얼마나 전문적으로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국내의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 제2조에서는 미술관의 자료를 ‘미술관이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예술에 관한 자료로서 학문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정의내리고 있으며, 미술관은 이러한 미술관의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미술관의 자료가 미술관이 존립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라고 할 때, 영국의 문화예술기관에서는 이와 같은 자료를 토대로 어떻게 양질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일까? <황정인의 영국현대미술기행> 마지막 원고인 오늘은 영국의 테이트 리서치 센터(Tate Research Centre)를 중심으로 미술관의 제1차 자료인 소장품뿐만 아니라 예술에 관련한 학문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이 어떻게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지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테이트 리서치 센터의 홈페이지.
* 자료출처: http://www.tate.org.uk/research/tateresearch/


  테이트 리서치 센터(Tate Research Centre)는 시각예술에 관한 리서치와 소장품 관리에 관한 전문 지식을 조사, 연구하는 부서로서 테이트에서 진행되는 전시, 학술, 교육, 소장품 관리, 보존, 교육에 이르는 전 영역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리서치 센터는 소장품의 수집, 관리, 보존뿐만 아니라 작품에 관한 해석, 학술지 출간, 전시개발과 디스플레이 방법 고안 등 테이트에서 행해지는 주요 활동들의 근간을 이룬다. 리서치 센터에서 진행되는 모든 활동은 테이트의 소장품을 주제로 한 동 시대 학자 및 대학원생들의 참신한 연구 ‧ 조사활동(Tate Research Project)을 지원함으로써 이뤄진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이러한 조사 연구 활동이 단순히 미술사 연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을 통해 동 시대의 문화와 기술의 발전과정, 보존과학, 문화이론과 문화정책, 교육과 박물관 및 미술관학에 관련된 제반 내용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리서치 프로젝트는 관련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과 리서치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관련 기관이나 재단의 후원이 뒷받침된다는 사실이다.



테이트 리서치 서비스는 온라인상의 자료검색, 오프라인상의 자료열람 외에도 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열람할 수 있는 프린트 룸 관람 서비스와 소장품 이미지의 사용에 관계된 제반 서비스 업무를 포함한다.
* 자료출처: http://www.tate.org.uk/research/researchservices/




  테이트 리서치 센터는 현재 총 5개의 센터(동 시대 미술관들의 당면과제를 연구하는 The Art Museum and its Future 리서치 센터, 1770년부터 1850년까지의 영국의 미술작품을 연구하는 British Romantic Art 리서치 센터, 과거 예술가 마을에서 현재의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창의적 전문가들의 커뮤니티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관한 연구 ‧ 조사를 진행하는 Creative Communities 리서치 센터, 20세기 초현실주의의 이념이 현재의 문화현상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지를 연구하는 Surrealism and its Legacies 리서치 센터, 그리고 학제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모더니즘을 재조명하는 Rethinking Modernism 리서치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테이트 리서치 센터에서 진행 중인 16개의 주요 리서치 프로젝트. 리서치를 통해 나온 결과는 온 ‧ 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공개된다. 그 중의 하나로 리서치 저널인 Tate Paper를 들 수 있다.
* 자료출처: http://www.tate.org.uk/research/tateresearch/majorprojects/




  5개의 센터에서 진행되는 연구 외에도 테이트에서는 현재 총 16개의 주요 리서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각각의 리서치 프로젝트는 평균적으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뤄진다. 현재 진행 중인 리서치 프로젝트는 특정작가의 작품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에서부터 현대미술에서 고민하는 관객개발과 이해, 작품의 보존 수복, 현대미술의 주요개념에 관한 이해에 이르기까지 그 주제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소장품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면서 동 시대 미술관의 주요 당면과제와 맞닿아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몇몇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눈에 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영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갤러리와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영국을 이해하는지에 관한 관객 리서치 프로젝트인 Tate Encounters: Britishness and visual culture, 시간에 근간을 둔 미디어 아트작품의 유지, 보존, 설치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는 Matters in Media Art: Collaborating Towards the Care of Time-based Media Works of Art 리서치 프로젝트, 작품 보존 처리 전문가들이 현대미술작품의 재료, 설치방법 등에 관한 작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작품의 보존, 설치방법에 관한 문제를 직접 논의하는 Interview with artists, 시청각 자료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데이터 사용자들이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Culture mining: Describing and Searching Audio visual Content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이들 리서치 센터와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되는 모든 연구실적과 관련 내용들은 전시를 위한 학예연구 데이터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테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심포지엄, 강연회, 테이트채널과 오디오, 비디오 파일을 기반으로 한 팟 캐스트, 온라인 강의, 워크숍, 각종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된다. 다양한 리서치 프로젝트의 연구주제와 그것의 문화예술프로그램 연계 운용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이러한 리서치 활동이 미래의 미술관 운영과 문화예술콘텐츠 개발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테이트의 도서관이자 오프라인 아카이브인 Hyman Kreitman Reading Rooms. 사전 등록제를 통해 미술관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 자료출처: http://www.tate.org.uk/research/researchservices/readingrooms/




  이와 더불어 테이트의 소장품에 관한 미술사 연구에서부터, 소장품을 소재로 한 문화이론, 보존과학, 관람객연구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의 리서치 활동을 통해 얻은 결과물들은 온, 오프라인 상에서 아카이브로 구축되어 현대미술전반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테이트에서는 오프라인 아카이브로서 테이트 브리튼에 별도의 도서관(Hyman Kreitman Reading Rooms)을 두어, 사전 등록제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미술관 자료 열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연재 전반부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테이트 채널(Tate Channel)은 시청각 자료의 아카이브를 온라인상에서 구현한 하나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아카이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것을 직접 활용해보면 알 수 있는데, 테이트 아카이브의 경우 영 테이트(Young Tate) 코너를 통해 간접적으로 아카이브의 양과 질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참고로 영 테이트는 청소년과 미술학도들을 위해 마련된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미술에 관심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이곳을 통해 소장품에 관한 정보를 얻고 현대미술에서 주로 논의되는 주제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길러나간다.

  특히 영 테이트의 학생자료(Student Resource) 코너는 테이트 아카이브의 양과 질, 그것의 효율적인 운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학생자료코너로 들어가면, 먼저 학생들이 과제나 시험을 통해 접하는 다양한 현대미술의 주제들을 열람할 수 있다. 또한 관련 작품을 찾는데 있어서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의 제목으로 검색하는 것은 물론, 그 작품이 속해 있는 미술사조, 작품의 주제, 형식, 작가가 속한 미술운동 등 다양한 검색어를 통해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원하는 작품을 찾으면, 작품의 이미지와 함께 그에 대한 제목, 제작년도, 재료, 크기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작품이 언제 어디서 전시되었으며, 작품의 주제, 구성, 형식에 따라 세부 카테고리로 어떻게 나뉠 수 있는지, 동일한 분류항목에서는 그와 유사한 작품으로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편, 영 테이트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주제를 표현한 작업을 자유롭게 업로드하여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들을 수 있으며, 또래 학생들이 대학진학과 졸업 후의 진로 등에 대한 고민들을 별도로 마련된 질의응답란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한 모든 자료는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된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뤄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영 테이트 홈페이지와 영 테이트에 마련되어 있는 학생자료 코너. 학생들은 영 테이트 페이지를 방문하여 현대미술에서 논의되는 주제를 접할 수 있고, 관련 자료에 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소장품 아카이브 페이지에서 해당 작가의 이름을 클릭하면(사진 1), 그에 관한 기본 정보 및 작품설명, 용어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사진 2), 아울러 작품의 주제, 구성, 기법이 유사한 작품들이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사진 3)되어 있어서 해당 작품에 대한 학생들의 종합적인 이해를 돕는다.
* 자료출처: http://young.tate.org.uk/, http://www.tate.org.uk/collection/


  이처럼 리서치와 아카이브는 소장품 수집과 더불어 문화콘텐츠 생산의 핵을 이룬다. 테이트의 리서치, 아카이브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미술관 자료를 단순히 수집, 축적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에서 다시 재조명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을 다시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개발해내는 생산의 전 과정이다. 또한 리서치 프로젝트는 미술관 전문 인력 뿐 아니라 관련 분야의 연구생과 학자들이 연구 주제와 관련 이 있는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하되 이를 워크숍, 심포지엄, 강의, 시청각 자료 제작, 출판 등의 활동으로 구체화시켜나감으로써 문화콘텐츠개발의 양적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지점이다.

  학문적 ‧ 예술적 가치가 있는 미술관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 미술관이라면, 결국 그러한 자료들에 학문적 ‧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후대에도 그 가치가 빛을 잃지 않도록 유지시켜나가는 일은 이러한 연구 ‧ 조사사업(리서치)과 그에 대한 정보관리체계의 구축(아카이브)을 통해서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 Art Museum 독자 여러분, 그동안의 성원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내내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런던에서 황정인 올림.


런던|글 ‧ 사진=황정인 통신원(독립큐레이터)
2011. 12. 12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금지>



 <황정인 프로필>
 황정인(Jay Jungin Hwang). 홍익대 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수석큐레이터로 재직했으며, ‘크리에이티브 마인드(2008)’, ‘그림 보는 법(2007)’, ‘명화의 재구성(2007)’, ‘여섯 개 방의 진실(2006)’ 등 다수의 기획전과 개인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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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1/12/07 17:45:23 Posted at : 2011/12/07 17: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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