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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 관객의,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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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인의 영국현대미술기행

(1) 관객의, 관객에 의한, 관객을 위한 미디어


  신묘년(辛卯年) 새해, ‘황정인의 영국현대미술기행’ 시리즈가 여러분 곁을 새롭게 찾아갑니다. 이번 1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앞으로 1년 간 연재 될 이 시리즈에서는 현대미술의 총아로 불리는 영국미술계의 다양한 관객 유치 마케팅 사례를 생생한 현장사진과 함께 심도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전시라도 관객이 찾지 않는 전시는 그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에서 소개될 내용은 우리 미술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필자는 사비나미술관 수석큐레이터 출신으로 지난해 6월부터 런던에서 유학 중인 황정인 독립큐레이터입니다. 1년 동안 Art Museum 통신원으로 활약할 황정인 독립큐레이터에 대해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誅> 





황정인 통신원. 런던 거리 산책 중 찍은 사진이다.


  ‘영국현대미술기행’이라는 기획연재 제안을 받았을 때, 문득 떠오른 고민 중의 하나는 아직 이곳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필자가 ‘과연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한 영국현대미술기행을 얼마나 생생히 전할 수 있을까?’였다. 미술관을 비롯한 현대미술공간에 대한 정보는 이미 해외여행과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필자보다 더욱 정확하고 깊고 넓게 알고 있을 터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필자 역시 공간을 단순히 소개하는 식의 연재에 스스로가 지루함을 느낄 것이라는 고민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적어도 실무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했을 때, 그 간의 고민 중 하나였던 관람객 유치를 중심으로 영국의 현대미술공간에서는 어떻게 집객(集客)방안을 모색하는가를 살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미술관과 같은 비영리 전시공간에서 전시와 더불어 가장 먼저 고민해야할 사항이 바로 이 부분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가들의 작품들을 다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 갤러리가 많은 것도 영국미술의 장점이긴 하지만, 이러한 전시공간에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유도하는 전략이야말로 눈여겨 볼 사항이 아닐까. 다양한 전시기획으로 새로운 문화콘텐츠에 늘 목말라 하는 관객의 갈증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획에 부응해 직접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와 찾게 하는 마케팅, 전시와는 별도로 미술관 자체가 사람들이 정을 붙이고 찾아올 수 있는 전시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고객관계관리(이하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가 그것이다. 본래 CRM은 기업이 고객과 관련된 내  ․ 외부 자료를 분석, 통합해 고객 중심 자원을 극대화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특성에 맞게 마케팅 활동을 계획, 지원, 평가하는 과정을 총칭하는 경제용어다. 회원유지관리가 필수적인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 미디어를 활용한 정보기술에 기반을 둔 CRM은 이제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비즈니스 경영의 핵심이 되고 있다.

  대다수의 미술관들이 이미 관객 이메일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어느 정도 관객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새로운 전시나 교육프로그램 홍보의 일환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가장 기본적이고 단발적인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달리 CRM은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라는 미명 아래,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의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이를 통해 우수고객을 평생고객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잠재고객을 활성화해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총제적인 과정을 포함한다.

  이것이 기업에서 통용되는 상업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한 걸음만 거리를 두고 생각해보자.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아니라 미술관을 찾는 ‘관객’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영국의 가장 대표적인 현대미술 전시 공간 중 하나인 테이트TATE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작가에 대한 궁금증: “모니터 상의 버튼을 누르고 녹화를 시작해주세요.”

  2010년 가을 테이트 모던에서는 중국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The Unilever Series: Ai Weiwei>전시가 열렸다. 수백만 개의 해바라기 씨앗으로 텅 빈 홀을 가득 메웠던 이 전시는 씨앗 하나하나가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든 도자기라는 점, 5년이 넘게 계획된 프로젝트의 결과라는 점 등 그 스케일에 있어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전시로 영국언론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한 양질의 다큐멘터리와 함께 작품이 전시되어 보는 이에게 명확한 주제의식을 전달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진 1-8> 테이트 모던에서 2010년 10월1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The Unilever Series: Ai Weiwei’의 전시전경. 작품은 아이 웨이웨이의 2010년작 <Sunflower Seeds>. 전시는 2011년 5월2일까지 계속된다.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하지만 무엇보다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건 전시장을 벗어나 만난 작은 자료실이었다. 7~8평 남짓한 공간을 들어서면 대략 10여대의 모니터가 양쪽의 벽면에 걸려 있다.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내용이겠거니, 추측하고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흥미로운 것은 모니터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작가 자신의 얼굴이다. 호기심에 터치스크린의 버튼을 이것, 저것 눌러보니 모니터에서 작가가 말을 시작한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그에 대해 궁금한 것, 또는 작품에 대한 인상을 남기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대략적으로 예측 가능한 질문들은 모니터를 통해 답변이 가능하게 입력해놓았지만, 문제는 모니터 위에 달린 웹캠이다. 작품에 대한 인상과 작가, 혹은 작업에 대한 그 밖의 궁금한 질문들을 웹캠을 통해 직접 기록하게끔 프로그래밍 되어있던 것이다.

  이렇게 작가와 원-투-원(One-to-One)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연출하는 기술적 메커니즘에 놀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기록된 결과가 최종적으로 편집되어 테이트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 채널인 ‘테이트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는 사실이다(방영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온라인 동영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미디어채널을 의미한다).

 <사진 9-14> 전시의 일부로 구성되어 있던 ‘One-to-One with the Artist’ 영상자료실. 관람객의 키 높이에 맞게 모니터를 설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성인 관람객뿐 아니라 어린이 관람객이나, 장애우를 위한 작은 배려이다.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첫째, 언제라도 작가와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관객에게 모든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전시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실제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는 방식도 있지만, 부득이한 경우, 작품에 대해 아무리 사소한 궁금증이라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을 미디어를 통해 마련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작가와의 대화기회를 확대하는 측면이 아니라,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전시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작은 배려로써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전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미디어채널을 통해 다시 확인하면서, 또 한 번 관객이 온라인상으로 전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실, 전시회를 직접 찾은 관객이 자신이 본 전시의 콘텐츠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미술관 홈페이지를 찾는 일은 그것이 목적을 수반한 일이 아닌 한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지속적으로 방문하게끔 하는 여러 방안 중에 자신의 감상평과 코멘트를 확인하고, 이를 직접 다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자신이 직접 미술관 콘텐츠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사소한 일상까지 공유하고 싶은 지금의 세대에게 부합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앞서 전시의 일부이자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작가의 다큐멘터리도 작가와의 협력 하에 전시기관이 직접 제작해,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객 개개인과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측면도 눈여겨 볼 점이다. 소셜 네트워크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한 세대들은 자신들이 직접 전시를 경험한 인상적인 전시콘텐츠를 동영상으로 공유, 추천하고, 이것을 본 친구, 그 친구의 친구들이 전시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함으로써  또 하나의 관객개발 루트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시장에서 카메라와 동영상 촬영금지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양질의 영상제작을 통해 이뤄진 콘텐츠의 공유를 통해 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유화되고, 과거 입소문으로 전해졌던 전시홍보가 동시대 온라인 문화에 힘입어 동영상 링크를 통해 시각적인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홍보될 수 있다는 이점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동영상 캡션: “어려운 현대미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열린 2010리버풀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방문했던 테이트 리버풀에서 얻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충격도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방법에서 비롯됐다. 당시 테이트 리버풀에서는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전시장 2개 층을 비엔날레 특별전으로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나머지 2개 층에서는 조각을 중심으로 한 소장품 전시인 <This is Sculpture>를 진행하고 있었다.

  소장품을 구경할 겸,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 들어간 전시장에서 마주한 것은 작품 옆에 드문드문 걸려있는 모니터였다. 처음에는 작품에 대해 기존에 기록된 작가인터뷰를 담은 영상자료라고 의심치 않았지만, 놀라웠던 것은 지금 눈앞에 보고 있는 작품들을 미리 본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작품을 생각하는 지에 관해 자유롭게 인터뷰한 자료였다. 전시준비 기간 동안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이 현대조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영상으로 수집하고 편집해 작품에 대한 정보전달의 매체이자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 15-16> 테이트 리버풀의 상설전 <This is Sculpture>에 전시될 댄 플래빈의 <무제> 작품을 리버풀 시내의 한 학교 교실에 하루 동안 임시로 설치하고, 작품에 대한 학생들의 여러 생각들을 인터뷰로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 <3 Minute Wonder: Dan Flavin “Untitled”>(2010).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직접 연출을 담당했다.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자료출처
http://channel.tate.org.uk/channel#media:/media/69695302001&list:/channel/playlists/45927933001&context:/channel/playlists

 
  이러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테이트 리버풀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특정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볼 뿐만 아니라, 전시된 소장품의 일부를 인근 학교로 직접 가지고 가 간이벽면을 만들고 전시하면서 아이들의 재기발랄한 답변을 들어보는 노력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소장품 전시방법의 일환으로 관객의 솔직담백한 의견을 영상으로 담았다는 것 외에도, 그것을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무한한 궁금증을 전시장에서 토로할 관객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시도하고, 자칫 작품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나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관객들에게 위트 넘치는 방식으로 말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현대미술이 어렵다고요?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 사람들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세요. 그 안에 답이 있어요.”라고 말을 걸듯이 말이다. 전문적인 용어로 가득 차 있는 텍스트 형식의 전시설명보다는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고 전달력이 강한 미디어를 통해 작품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할 수 있게끔 만든 일종의 교육적 장치이다. 현대미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보다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예술가들의 시각을 통해 세상을 보는 다른 방식을 전하는 데 있어서, 미디어를 매개로 해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보고 서로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을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것이다. 전시와 함께 이러한 영상제작의 모든 과정이 영화제작자, 작가, 기획자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참고로 소장품에 관한 내용은 추후 자세히 다뤄볼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제작된 영상은 앞서 말한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다큐멘터리처럼 테이트 채널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다.


10년의 고백: “우리는 테이트 모던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2010년은 테이트 모던이 영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전시공간이 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대개 하나의 전시공간이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 그것을 기념하는 책이나 도록, 기념품을 제작하는 사례는 많이 보았지만, 전시공간에서 바라보는 10년이 아닌, 관객이 바라보는 10년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사례는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이었다. 간이화장실처럼 전시장 한 구석에 성인 두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공간을 만들고, 카메라를 향해 자신이 기억하는 테이트, 앞으로 테이트에 바라는 점을 고해성사하듯,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장면을 엮은 다큐멘터리가 그것이다.

  작지만 유머가 넘치는 이러한 발상은 세계 유수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공간이라는 사실 이전에, 결국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현대미술이 역사로 기록되고, 그것을 펼쳐내는 전시공간의 역사가 축적된다는 간단한 진리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지난 10년간 4천5백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테이트 모던의 역사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과가 아닌 것이다.

 <사진 17-19> 테이트 모던 오픈 10주년을 맞아 관객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 부스 안에서 기록된 영상은 다시 테이트 채널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자료출처
http://channel.tate.org.uk/#media:/media/602734498001&context:/channel/search?searchQuery=confession

관객의 평생 친구, 미술관
  테이트 채널 외에도, 테이트는 팟캐스트,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객과의 소통방식을 늘려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익숙한 매체를 통해 먼저 움직이고, 먼저 다가가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전 필자가 근무했던 미술관이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의 친구목록에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의 몇몇 공립, 사립미술관들이 하나 둘씩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물론 국내전시공간의 경우 이전에도 국내에서 개발된 온라인 커뮤니티나 클럽활동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으나, 스마트폰과의 연동, 실시간 메시지 업데이트, 친구의 친구를 통해 네트워크의 무한 확장이 가능한 공간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사진 20-23> 최근 사립미술관, 공립미술관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마케팅을 시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비나미술관, 아트센터나비,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한국사립미술관협회의 페이스북 프로파일이다. (*개별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자료출처
http://www.facebook.com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관객과의 적극적인 관계유지를 위해서는 단순히 친구맺기 형식의 네트워크 구축이 아니라, 그 만큼 네크워크를 통해 얼마만큼의 유익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생성되는가가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테이트에서 제작된 양질의 학술, 시청각 자료들이 인터넷 웹페이지를 통해 공유되면서, 홍보의 한 형태를 이뤄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몇몇 사립미술관들이 스마트 폰의 앱을 이용한 QR코드 개발과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방전달식의 내용에서 벗어나, 관객들의 목소리와 느낌, 반응이 다시 전시공간에 피드백 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관객과의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위한 세부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관객의 고백’에서, ‘관객에 의해 만들어진 영상’에서, ‘관객을 위한 전시’를 만드는 전시공간의 배려가 곳곳에 배어있는 테이트의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보다 나은 미디어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처럼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미디어를, CRM에 활용한 테이트의 사례를 살펴보았지만, 중요한 것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단순히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관객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전시공간의 끊임없는 노력이다.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러한 노력이 결국 문화콘텐츠 포화시대를 사는 예민한 관객들의 발걸음을 다시 전시공간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셜 네크워크의 시작이자 핵심인 ‘친구맺기’ 기능처럼, 이제 미술관도 관객이 직접 선택하는 친구가 되어, 전시장을 찾은 관객과 진정한 평생 친구로 거듭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런던|글 ‧ 사진=황정인 통신원(독립큐레이터)
2011. 1. 10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금지>



<황정인 프로필>
황정인(Jay Jungin Hwang).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하고 현재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비나미술관 수석큐레이터로 재직했으며, ‘크리에이티브 마인드(2008)’, ‘그림 보는 법(2007)’, ‘명화의 재구성(2007)’, ‘여섯 개 방의 진실(2006)’ 등 다수의 기획전과 개인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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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2/07/19 13:52:24 Posted at : 2011/01/06 13: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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