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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융복합 작가 릴레이 인터뷰 (1) 미술가 겸 영화감독 임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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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작가 릴레이 인터뷰

(1) 미술가 겸 영화감독 임흥순


 현대미술에서 융복합이 유행이다. 융복합 예술은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결합하는 예술을 말한다. 영화, 음악, 연극, 미디어,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이 미술과 결합해 확장된 예술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융복합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융복합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와 미술사적 의미 등에 대한 탐구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Art Museum 편집 팀은 융복합 예술을 활발하게 펼치는 예술가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융복합 예술의 정의와 의미, 역할,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탐구한다. ‘융복합 작가 릴레이 인터뷰’의 첫 번째 주자는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인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한 미술가 겸 영화감독 임흥순이다.  

  임흥순 작가는 지난 5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영화를 결합한 예술작품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융복합 작가다. 영화와 미술의 영역을 결합해 영화도 아니고 미술도 아닌, 그 중간지점의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고 있는 임 작가를 만나 융복합 예술을 하는 이유와 의미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註>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미술가 겸 영화감독 임흥순



- 미술과 영화를 결합한 작품 ‘위로공단’을 창작했다. 미술과 영화를 결합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많이 질문한다. 이게 미술이냐, 혹은 영화냐고. 이건 미술이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하다. 나는 영화다, 미술이다 꼭 구분지어서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영화와 미술 사이의 어떤 지점, 또 다른 것을 만드는 게 재미있다.
‘위로공단’은 미술관에서 보면 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미술들에 비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영화관에서 보면 대중적이지 않기에 어렵게 느낀다. 관객들의 취향이나 시선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대중성이 있는 영화를 결합하게 됐다. 영화가 대중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에 미술전시장에서 보여주는 것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

- 영화와 결합하는 융복합 예술을 하는 매력은 무엇인가?
▲미술을 10년 넘게 했고 지금도 전시를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작업 보다 누군가와 같이 협업하는 게 더 재미있고 시너지 효과가 크다. 나보다 영화를 더 잘 만드는 사람, 편집 잘하는 사람, 음악 잘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면 더 좋은 예술이 나오는 것 같다. 내가 총감독으로 지휘하는 것으로 보여 질 수 있지만 나는 맨 앞에서 지휘한다기보다 협업하는 사람들과 같이 평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전문적인 지식과 생각을 나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융복합의 장점인 것 같다.

- 영화와 미술, 그 중간지점의 예술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내가 기존 영화감독의 어법을 따라갈 순 없다. 나는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녹여낸다. 그 과정에서 기존 영화와의 차이점이라면 기존 영화가 기승전결, 서사구조를 갖고 있다면 나는 기승전결이 아닌 다른 이야기 구조를 찾는다. 기존의 기승전결이 아니라 평평한 구조를 택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나는 그게 탈춤이나 민화처럼 서민들이 추구했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를 파편적으로 늘어놓고 보는 관객들이 자기 맘대로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영화보다는 관객을 능동적으로 만든다.

- 경원대 회화과를 졸업했는데, 영화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회화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1998년 대학원을 다닐 때 우연히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부모님을 촬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2000년 초반 외국인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비디오워크숍을 했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임대아파트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하면서 영상 및 영화워크숍을 진행했었다. 이주노동자들 또는 일반 시민들이 작품을 만들수 있도록 매개자로서의 예술가 역할을 하면서 어느 순간 나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창작욕구가 생겼다. 그러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2009년 2월 동반자 김민경 프로듀서의 외할머니를 만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만든 첫 영화가 제주 납읍에 살고 계신 할머니와 제주 4.3사건 당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죽음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2012)이다. 

- 첫 영화에 이어 만든 두 번째 영화 ‘위로공단’으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도 안 가 본 길을 가는 것은 개인적으로 즐겁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변한게 없는데 나만 상을 받은 게 죄송스러웠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다. 그래서 수상 당시 '한국과 아시아의 여성노동자들 그리고 노동현실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게다가 미술 제도권에서 예술가가 되는 것보다 지역과 삶 속에서 예술을 찾고 고민했기에 세계 미술의 중심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 못한 일이었다. 하나의 새로운 사례가 만들어진 것 같아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

- 작가로서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추구해온 작업적 주제는 무엇인가?
▲나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뭔가 항상 생각한다. 그다음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가 생각한다. 내가 봐오고 느껴오고 내 몸에 남겨져있는 정서나 감수성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너무 먼 역사 말고 가까운 역사에 관심이 있었다. 가장 가까운 역사가 뭘까 생각하니 부모님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의 삶, 일하는 모습 등을 주제로 작업했다. 그게 이웃으로 넓어지고 다른 나라로 넓어지고 그랬다. 어떻게 보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소재 차원이 아니라 내가 그 안에서 살았기에 그 속에 함유된 따뜻함, 나눔의 정서 등을 미학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그것이 현대사회의 개인주의에 대한 대안이 아닐까 싶다.

- 현대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내 작업이 사회적 맥락이 있는데 그걸 단순히 이념적이나 정치적으로 보는 건 일차적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이념적으로 좌와 우가 나눠져 있다. 그걸 희석시킬 수 있는 게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정의내리기 보다 질문하고 같이 얘기해보자는 의미다.

- 현대미술에서 융복합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일단 사회가 다변화됐다. 예전에 비해 직업도 다양화되고 정보도 많아지고. 사회가 발달하면서 융복합은 필연적인 것 같다. 때문에 앞으로 현대미술에서 융복합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여 진다.

- 융복합의 장점과 단점은.
▲지금까지 각 전문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 교류가 없었다. 교류는 소통이고 이해이고 대화다. 융복합은 함께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다. 내가 각 분야를 다 잘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단점도 있다. 기계적으로 붙인다고 융복합은 아니다. 잘못하면 표피적으로 될 수 있다. 또 누구나 다 융복합을 할 필요도 없다.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사람도 분명 필요하다. 융복합에 맞는 성격의 작가가 융복합을 하면 될 것 같다. 내 경우는 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전하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고 실패가 성공보다 더 많다. 하지만 그게 하나의 창작 과정이기도 하고 삶의 과정이기도 하다. 삶과 예술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작 ‘위로공단’은 8월13일 아트나인 등 전국 50개 예술영화 전문 영화관에서 동시 개봉한다. 사진은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아트나인 관객석에서 포즈를 취한 임흥순 감독.



- ‘위로공단’이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몇 명이 봐주기를 바라나.
▲8월13일에 개봉한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관객이 1만 명만 들어도 히트작이라고 본다. 가능하면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시면 좋겠지만 10만 명 정도 와서 보시면 좋겠다. 대중적 요소가 많지 않지만 가족들이 부모님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나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직종의 동료들 삶을 살펴볼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또 다른 나의 표현이고 그게 위로하는 길이라는 생각이다. 흔히 미술을 자기표현이라고 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 얘기를 들어주는 것도 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5월 베니스비엔날레를 시작으로 MoMA PS1, 일본국립신미술관 등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현재 계획되어 있는 작품들을 더 진행할 예정이다. 베니스비엔날레나 MoMA PS1 전시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전시 연락이 많이 온다. 앞으로의 계획을 천천히 짜려고 한다. 예전에는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는데 지금은 좀 더 자유로워진 부분이 있다. 이것과 저것을 연결하면서 미술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 해나가다 보면 수십 년 후 ‘임흥순’이라는 옷이 만들어지기 않을까 싶다.

글 ‧ 사진=김효원 스포츠서울 기자 eggroll88@hanmail.net
2015. 8. 10 ©Art Museum
<글ㆍ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임흥순 프로필>
  1969년 서울 출생. 경원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대안공간 풀(2001), 일주아트하우스(2003)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위로공단’으로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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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fied at : 2015/08/10 11:29:53 Posted at : 2015/08/06 1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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