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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040 Y-Artist (30) 조각가 김민기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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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평론가협회 추천
3040 Y-Artist

(30) 조각가 김민기 <終>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가 끝나는 ‘3040 Y-Artist’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 주자 김민기(33) 작가는 설치를 기반으로 평면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다. 어떤 고정관념 없이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고 있다는 김 작가를 만났다.
<편집자 註>


 


지난 2014년 2월24일 Art Museum 뉴스레터 182호부터 시작된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추천 ‘3040 Y-Artist’ 릴레이 인터뷰가 이번 김민기 작가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 서른 번째 인터뷰이로 나선 김민기 작가는 조각을 바탕으로 평면 등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현실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는 젊은 작가다. 작업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작업하는 것, 김 작가가 바라는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소망이다.   



- 자신의 작업에 대해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면.
▲학부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우리나라 입시의 병폐 같기도 한데 조각에 대해 잘 모르고 조소과에 들어갔다. 그런데 학교에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되면서 오히려 조각에 매료됐다. 조각이나 입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그때부터 작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작업에 대해, 작가가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에 대해 누군가 알려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하나부터 끝까지 스스로 찾아내야 했다. 그때부터 내면의 고민들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 그래서 초기 작업은 감정에 관한 작업을 많이 했다.

- 초기에는 주로 어떤 재료를 사용했나.
▲주로 접착 실리콘 재료를 사용했다. 그 재료를 가지고 계속 작업을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  그 물성 하나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좀 더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침체기가 있었다. 그때부터 감정만이 아닌 내 내면과 내면에서 파생되는 주변 상황들, 사회, 그 안에서의 나 등 관계성을 탐구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나의 내면 속에서 어떤 것들을 찾아가야 할까, 고민하면서 내면을 탐구하다 보니까 침체기에 있던 억눌렸던 나 자신을 작업으로 표출하게 됐고 그게 계기가 돼 여러 가지 작품이 나왔다. 닫혀있던 내 껍질을 깨고 단단하게 가둬뒀던 것들을 꺼내고 싶어 인체 설치 작업을 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마주하다>, 2014, 혼합재료, 390 x 30 x 200(h)cm


- 첫 개인전에서는 어떤 작업을 선보였나.
▲2012년에 첫 개인전 ‘DNA’ 展을 열었다. 개인전을 하기 전 침체기가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 학교를 벗어난 두려움과 작업실이 없다는 핑계 등으로 작업을 하지 못했다. 그때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할지 몰라 혼자서 많이 끙끙 앓았다. 그 시간들을 보내면서 내면에서 감정이 응축된 것 같았다. 내안에 쌓였던 감정을 작업으로 꺼내 첫 개인전을 열었다.

  ‘DNA’ 展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들을 왜곡시키거나 변형시켰다. 당시 무성(無性)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성이 없다는 뜻이다. 양성, 동성 등의 단어는 알았지만 무성은 몰랐다. 무성에 대해 토론하다가 나 자신이 무성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업을 못하는 상황이 오래되고 손은 점점 굳어 가는데 내가 정말 하고자하는 게 뭔지 몰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 자신이 마치 거세당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이나 상황을 변형하고 못쓰게 만드는 식으로 작업했다. ‘이 종은 울리지 않으면 좋이 아니다’라는 작업이나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이미지, 송곳으로 된 칫솔 등이 그것이다.



<나를 숨기다>, 2014, 혼합재료, 30 x 30 x 50(h)cm


-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어떤 작업으로 변화했나.
▲두 번째 개인전은 ‘술래잡기’ 展이다. 페로소나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행동들이 있다. 지인들을 대할 때나 회사에서 생활할 때 등 상황에 따라 행동들이 달라진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내가 왜 그때그때마다 가면을 쓰고 행동할까에 대해 고민했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걸 보며 고민하게 됐다. 내가 상황마다 왜 다른 모습을 보일까 생각해보니 그 사람에게 나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잘 보이고 싶어서였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작업이다.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조차도 내 모습인데 나조차도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사랑할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숨기고 싶은 내면의 모습을 마주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보듬어주고 사랑하자는 내용이다. 그래서 형상들이 숨어있는 게 많다. 그런데 숨었어도 얼굴이나 손발이 드러난다. 숨기려고 해도 완벽히 숨길 수 없다는 걸 이야기했다.


<sleep>, 2008, 실리콘, 비닐, 92 x 26 x 172(h)cm, 공간내의 가변적 설치


- 이후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작업이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세 번째 개인전은 선인장을 주로 다뤘다. 원 하나, 선 하나, 점 하나를 100호 사이즈에 집요하게 그렸다. 베란다에서 부모님이 키우는 식물들을 보는데 선인장이 다른 식물들과 따로 떨어져있었다. 그걸 보면서 동떨어져있는 듯한 느낌이 나 같이 느껴졌다. 선인장은 척박한 땅에서 자란다. 그런데 사람들이 화분으로 옮겨 작게 만들어 키운다. 이걸 입체 작업으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아직 실현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어떤 분이 선인장 드로잉을 보고 전시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평면 작업으로 먼저 전시하게 됐다. 이전까지는 조소과를 졸업한 탓에 입체로만 작업을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 조소야말로 나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라는 아집이 있었는데 그걸 깨주는 작업이었다. 반복적인 원이나 선들을 그려서 쌓아가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졌다.

- 동양화 재료인 한지와 먹을 사용한 것도 특이하다.
▲선인장 작업은 동양화처럼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 컬러가 거의 없다. 동양화에서도 컬러가 있는 작품도 있지만 흑백 이미지가 강하다. 우리나라에는 여백의 미를 강조한 사군자 등이 있다. 그런 것들이 좋았다. 동양화 같은 느낌을 내고 싶어 흑백으로 그렸다.



<At a loss for...(목적을 상실한 자)>, 2011, 혼합재료, 4 x 36 x 51(h)cm


- 최근에 관심 가지고 추구하는 작업은 무엇인가.
▲최근 작업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는 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요즘 현대인들은 외면의 아름다움만 찾고 있다. 예전보다 외형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고 남성들도 화장을 하고 다닌다. 나 역시도 외모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 외면만 추구하다가 내면의 모습을 놓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 조각과 평면을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앞으로도 조각과 평면 작업을 병행할 생각이다. 지금 하고 있는 평면 작업은 언젠가는 조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작업이다.

- 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볼 때 공통적인 주제가 있다면.
▲많이 생각하는 건 ‘삶’에 대한 주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간에 대해 생각하면서 인문학적 요소를 조금씩 넣고 있다. 인문학 공부를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깊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



<무제>, 2014, 종이에 영수증, 펜 드로잉, 162.5 x 113cm


-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실시한 내일의 작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력도 있다.
▲앞서 말씀드린 100호 사이즈 선인장 그림으로 공모에 응모해 당선됐다. 그 전까지는 나 스스로 입체 작업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선인장 그림부터는 내 안의 뭔가를 깰 수 있었다. 그런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는데 공모전에 당선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계속 꾸준하게 작업하고 싶다. 또 작업에 대해 피드백을 많이 느끼고 싶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지만 뭔가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탐구한 이야기를 관람자에게 더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어느 작가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싶어 하지만 욕심을 내기보다 지금 순간에 더 충실하게 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장난처럼 ‘세계적인 작가가 될 거야’라고 농담했지만 아무래도 더 좋은 작가와 다양한 작품을 더 많이 보면서 평생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가들의 생각이나 표현방식을 보면서 많이 놀랄 때가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업이라도 좋은 작품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분들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이 봤다. 힘을 내서 꾸준히 작업하는 게 소망이다.



<ㅅㅣㄴㅅㅗㅇㅕㅇ>, 2015, 캔버스에 C-print, 아크릴, 펜 드로잉, 72.5 x 50cm


-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나.
▲관람자에게 무엇이든 느끼게 해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미술 작업은 이미지적인 것이지만 이미지가 내포하고 있는 것이 다양하다. 그걸 얼마나 느끼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방법을 더욱 다양하게 고민한다.

  김민기 작가는 조각을 바탕으로 평면 등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젊은 작가다. 작업에 대한 고민과 사유를 바탕으로 하나씩 자신만의 실험과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조각을 전공해 조각으로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던 데서 탈피해 평면작업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더욱 확장했다.


<바라보다>, 2009, moulding, wire, a mirror, steel, 90 x 3 x 180(h)cm(한 frame 크기)


  나로부터 시작해 조금씩 세계를 확장해 나가며, 자신이 발견한 이야기들을 관람객들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 작가로 살아가는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다.
주변을 보면 좋은 작업을 하던 작가들이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작업을 접는 사례를 왕왕 목격하게 돼 안타깝다는 그는 젊은 작가들이 붓을 놓지 않고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다는 의견도 드러냈다.

  김민기 작가는 “작업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면 그게 작가로서 가장 기분이 좋을 것 같다”며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해 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 ‧ 사진=김효원 스포츠서울 기자 eggroll88@hanmail.net 
작품사진=작가제공
2015. 7. 27 ©Art Museum
<글 ․ 사진 무단전재, 복제, 재배포 금지>


<3040 Y-Artist 추천사유>
  모색과 감각은 예술의 기본인데 김민기는 현실에 대한 탐구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조우한다. 현대미술에서 청춘은 망각되기 쉬운데 그는 끊임없이 자신이 맞닥뜨리는 시점에서 조형을 구성한다. 이러한 미덕은 사적이고 주관적이지만 구체적이다. 물론 드러나는 과정이 애매하거나 모호한 미적 분위기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전략인지 혹은 그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반영인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할 것이다. 지나치게 노골적이거나 서구의 현대미술 문법을 차용하는 방식이 가끔 어색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청년 예술가로서 자신의 직분에 충실한 수행자이다.
<김병수 미술평론가>



<김민기 프로필>
  2008년 수원대학교 조소과 졸업. 2010년 수원대학교 대학원 수료(조소전공). 2006년 경향미술대전 특선. 2007년 관악현대미술대전 입선. 경향미술대전 최우수상. 2013년 세라믹스리빙오브제 공모전 장려상. 2014 겸재 정선 내일의 작가 전 최우수상.  2014년 단원미술제  특선.
 
  2012년 ‘D.N.A[Destiny Nothing Alive]’ 展(대안공간 눈 갤러리, 수원), 2014년 ‘Drawing’ 展 (유나이티드 Gallery , 서울), ‘술래잡기’ 展(Gallery 푸에스토, 서울),  ‘숨, 다’ 展(8번가 Gallery , 서울), 2015년 김민기 초대전 ‘결’ 展(Gallery A , 성남) 등을 열었다.
e-mail. llmin1ki1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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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at : 2015/07/22 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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